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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히 숨죽이고 그녀가 꺼낸 연습장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일단 조밀성이라는 개념이 있어. 대학교에 가면 배우는 내용이라는

                    데, 막상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
                      “조밀성?”

                      “응. 서로 다른 어떤 두 수 사이에는 항상 또 다른 수가 존재한다는

                    실수의 성질이야.”

                      “뭐?”
                      “음…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0이랑 1 사이에는 0.5가 있지?”

                      “그치.”

                      “0이랑 0.5 사이에는 0.25가 있고?”

                      “그렇지.”
                      “항상 그렇다는 거야. 언제나. 서로 다른 두 실수 사이에서 우리는 또

                    다른 실수를 말할 수 있다는 거지.”

                      “어… 그야 당연하겠지. 그걸 조밀성이라고 하는 거야?”

                      “여기까지 이해했어?”
                      “어.”

                      “ ()fx 가 c로 한없이 가까이 다가가면 결국 정확히   c가 될 수밖에 없

                    다는 것도 이 조밀성으로 설명이 가능해.”

                      “… 어떻게?”
                      “ ()fx 가   c로 한없이 다가가서 도달한 값이 만약에   c가 아니라   b라

                    는 수였다고 해 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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