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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둥글고 아름답게 다듬어 깎은 수정은 영혼을

               맑게 해 영감을 드높이고, 잠들어 있는 힘을 일깨워 준

               다.
                 지금도 그랬다. 수정 구슬을 만지자 하킴의 몸 구석

               구석까지 맑은 힘이 퍼져 나갔다. 맑디맑은 샘물에 씻
               어 낸 것처럼 마음이 점점 맑아졌다. 그러더니 “그만두

               는 게 좋겠어!”라는 속삭임이 들려왔다.



                 훔치면 뭐해? 어차피 스승님이 수정 구슬을 찾으러
                 올 테고, 그러면 아주 호된 벌이나 받게 될걸. 무엇보

                 다 스승님을 배신하다니 그건 섬뜩한 짓이야.



                 경고의 속삭임이 점점 크게 들려왔다. 그러나 하킴의

               야심은 그보다 더 강렬했다.
                 하킴은 수정 구슬을 품속에 넣었다.

                 ‘이제 와서 돌이킬 순 없어. 아니, 돌이키는 일 따위
               하지 않아. 이 수정 구슬은 내 거라고. 저런 늙은이한테

               는 어울리지 않아. 내가 제대로 못 쓸 줄 알아? 흥, 두고
               보라지! 이 수정 구슬의 힘을 모두 다 내 것으로 만들고







                                                    수정 — 마법사의 제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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