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P. 7
승님이 먹다 남긴 음식에 냄새나는 얄팍한 담요, 그리
고 “이 멍청한 녀석 같으니!”라는 호통뿐이다. 이젠 이
모든 게 지긋지긋하다.
예전에는 스승님을 ‘위대한 마법사’라고 철석같이 믿
고 따르며 존경했다. 스승님이 “자네한테 가능성이 보
이는군. 나의 제자로 삼아 주겠다.”라고 말했을 때 얼마
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런데 제자로 들어오고 보니 계속해서 괴롭고 힘든
일들 뿐이다. 스승님은 하킴을 나무라기만 할 뿐, 칭찬
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그
저 거리낌 없이 마구 부려 먹을 하인이 필요했던 게 아
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아니야. ……나는 마땅히 훌륭한 마법사가 될 자격
이 있다고!”
여섯 살에 제자로 들어와 벌써 11년이 지났다. 그동안
하킴은 마법사 스승님 밑에서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
죽기 살기로 많은 것을 배웠다. 마법 약은 이제 스승님
보다도 잘 만들고, 마법서 읽는 법도, 정령을 불러내는
의식을 치르는 방법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수정 — 마법사의 제자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