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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킴은 예전의 보잘것없는 그 제자가 아니었
다. 멋진 저택에 살면서 진수성찬을 배불리 먹고, 나무
랄 데 없이 근사한 모피와 멋진 옷을 몸에 휘감고, 보석
으로 치장하고 손을 가꾸는 청년이었다. 하킴 스스로도
불같은 호통을 듣고 야단을 맞으며 혹사를 당하던 시절
하고는 완전히 달라진 현재의 모습에 기쁨의 한숨을 내
쉬곤 했다.
‘수정 구슬을 훔치길 잘했어. 아니, 훔친 게 아니지.
11년 동안 충실하게 봉사한 대가야. 스승님도 다시 빼
앗으러 오시지 않았잖아. 그게 그 증거야.’
처음에는 하킴도 겁을 잔뜩 집어먹었다. 언제 스승님
이 나타날지 두려워 벌벌 떨기만 했다. 그래서 자신을
호위할 사람을 몇이나 고용해서 늘 주변에 두고 지키게
했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스승님은 나타나지 않
았다. 찾기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하킴을 찾아냈을
텐데…….
그렇다면 스승님은 처음부터 수정 구슬을 하킴에게
줄 생각이었던 게 틀림없다.
수정 — 마법사의 제자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