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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용서 못 해!’
               에라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닥을 노려보고 있었

             다. 발밑에 흩어져 있는 종잇조각은 방금 전에 에라가
             찢어발긴 편지다. 그런데 아무리 종이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어도 거기 쓰여 있던 글은 에라의 기억에서 자꾸만

             되살아났다.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려서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오. 부모님들
               끼리 정한 혼약이라고는 하지만 당신과 결혼하는 것에 불만

               따위는 전혀 없었소. 당신과는 어려서부터 사이가 좋았고,
               좋은 부부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소. 그런데 내가 정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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