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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건으로 피를 닦아 낸 뒤에도 루비 안쪽에서 어두
침침한 불꽃이 타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에라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저주야. 그래, 나는 이 루비에 저주를 내린 거야.”
증오심을 토해 낸 까닭인지 에라는 마음이 많이 차분
해졌다. 덕분에 며칠 뒤 에드먼드의 하인 사이먼이 찾
아왔을 때도 상냥하게 반지를 건네줄 수 있었다.
“에드먼드에게 전해 주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
하라고.”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그리고 1년 뒤, 에라는 에드먼드의 아내가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에드먼드 부부는 무슨 이유인지 친척들에게 따돌림
을 받았고, 하던 사업도 잘 풀리지 않아 골동품이나 보
석을 차례차례 팔아넘겼다.
그러나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져도 아내는 루비 반지
만은 팔려고 하지 않았다. 그 일로 에드먼드와 자주 다
투었고, 마지막에는 부부 사이도 나빠졌다고 한다.
루비 — 빨간 눈의 악마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