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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나왔다.
에드먼드에게 미련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이것
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미 자기 것이었던 루비 반지.
에드먼드가 사랑의 증표로 준 반지를 다른 여자가 끼다
니, 그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에라는 반지를 빼서 은 접시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
고 작은 칼로 손가락 끝에 상처를 내어 반지에 피를 방
울방울 떨어뜨렸다.
왜 그런 짓을 했는지는 에라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
렇게 하라고 악마가 속삭였다고밖에 다른 이유는 찾지
못했다.
기묘하게도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에라는 몇 번이나
똑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이 루비를 손에 넣은 여자는 모두 불행해지기를!
질투와 증오를 담은 핏방울이 자꾸자꾸 루비로 스며
드는 것 같았다. 강렬하던 빨간색이 거무칙칙한 자주색
으로 변해 갔다.
루비 — 빨간 눈의 악마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