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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말씀을 잘 알아들을까?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혼

                 자 뭘 하지? 친구는 사귈 수 있을까?’

                       온갖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당

                 장 학교로 뛰어가 창문 너머를 기웃대거나 교실에 CCTV라도 달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아이들은 부모 생각보다 더 용감하고 뛰어나다.

                 아이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2개월 정도면
                 웬만큼 학교생활에 적응한다. 학교에서도 다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서, 아이가 수업을 못 알아듣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그래도 영어는 한순간에 늘지 않으니 아이들은 학교에서 온종일 고

                 군분투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영어를 얻으려다 자존감을 잃는 건 아닐까 걱정도                            어느 날 아이가 말했다. 행복하다고!

                 된다. 세상을 살면서 지식보다 중요한 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존중 아닌가. 그런데 영어가 미숙하니 벙어리 냉가슴 앓듯 입 꼭 다

                 물고 지내야 할 것이다. 나 역시 아이가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해

                 서 느끼는 답답함, 영어의 한계로 아는 만큼 평가받지 못하는 억울함
                 으로 좌절하거나 기죽지 않을까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아이는 빠르게 언어를 흡수했고, 학교

                 수업도 꽤 잘 따라갔다. 그리고 학교생활에 대한 걱정들을 모두 날려

                 버릴 강력한 무기를 발견했다. 바로 수학이다.

                       한국 아이들의 수학 실력, 더 정확히 말해 빠르고 정확한 연산

                 능력은 캐나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캐나다 학교에서 한국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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