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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들의 합동 워크숍을 개최했는데, 그 워크숍이 발전해 신경건

                    축학회 Academy of Neuroscience for Architecture가 탄생했다.
                      울리히는 그 분야의 저명한 권위자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만큼

                    여유 있는 태도에 소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렇게나
                    말하거나 되는 대로 추측하는 법이 없었다. 병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치유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1984년의 기념비적 연

                    구를 해낸 사람이 바로 울리히였다. 어떻게 그런 연구를 하게 됐느
                    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냥 그게 상식인 것 같았어요.

                    그리고 병원에는 환자들이 늘 있고, 그들의 심장박동・심전도・혈압
                   ・체온 등 모든 게 모니터되잖아요. 그런 수치들을 이용해서 창밖 풍

                    경이 치료에 영향을 주는지 안 주는지 측정해봤어요. 그렇게 연구를
                    한 거죠.”

                      울리히는 1972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교외에

                    있는 한 병원에서 담낭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기록을 관찰했
                    다. 그러고 나서 입원기간 중 침대가 창가에 있던 여성 환자 30명,

                    남성 환자 16명을 선정했다. 환자 46명의 침대 중 23개는 창을 통해
                    작은 숲이 내다보였고, 나머지 23개는 벽돌담이 내다보였다.

                      울리히는 각 환자의 바이털사인・투약량・진통제의 종류・입원기
                    간 등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여러 지표를 기록했다. 그리고 작은 숲

                    이 내다보이는 침대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 벽돌담이 내다보이는
                    자리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보다 24시간가량 먼저 퇴원했다는 사실

                    을 알아냈다. 게다가 창밖으로 자연풍경이 내다보이는 곳에 입원해






                                                         1. 심리학이 건축을 만났을 때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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