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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이라고 해야 특별할 게 없었다. 손님의 입장에 섰다. 그뿐이
                       었다. 양질의 음식을 넉넉하게 주었다. 주방에는 ‘쌈을 아끼면 쌈밥집

                       은 망한다’라는 표어를 붙였다. 가장 자신 있는 ‘단일 메뉴’로 승부했
                       다. 알아보기 쉽게 메뉴판을 제작했다. 밝게 인사했다. 식당에 TV를

                       두지 않았다. 종업원들이 밥 먹는 모습을 손님에게 보이지 않았다.

                          역지사지였다. 황금률이었다. 백종원 스스로가 대접받고 싶은 대
                       로 대접했다. 그가 보기에 비즈니스는 이게 전부였다. 막상 제대로 실

                       천하는 음식점이 드물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하나같이 자기중심적이
                       었다. 백종원에게 ‘당연한’ 행동들은 ‘비법’이 되어 퍼져나갔다.

                          2004년에는 백종원을 아는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 지금은 대한

                       민국에서 백종원을 모르는 이가 없다. 백종원은 ‘팔리는 브랜드’다.
                       1,400개의 음식점에 새겨진 얼굴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인기 TV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업가이자 음식탐구가다. 컨설턴트이고 방송
                       인이다. 매번 다른 옷을 입지만 백종원 브랜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하나다. 역지사지. 백종원을 팔리는 브랜드로 만든 비법이다.





                          쌈밥집을 덜컥 인수하다




                       만화 같은 가족이었다. 아버지는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그날의 기
                       분이 달라졌다. 가족끼리 외식을 나가면 음식점을 다섯 번 옮겨 다녔

                       다. 입에 딱 맞는 곳을 찾기가 그만큼 어려웠다. 가풍은 장남인 백종원

                       에게 스며들었다. 중학생 때부터 요리책을 탐독했다. 주방은 요리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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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지사지 학교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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