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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치웠다. 그러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뭐랄까, 세상
에 무서운 거라곤 하나도 없다는 느낌이었다.
히데모토는 일어나서 느긋한 발걸음으로 골목을 빠져
나갔다. 밝은 길가로 나오자 마침 몇 사람이 이쪽으로 다
가오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은 낯익었다. 아까 자기를
쫓아왔던 사복 경찰이었다.
다른 때였다면 움찔해서 허둥지둥 옆길로 재빨리 들
어갔을 것이다. 아니면 휙 발걸음을 돌려 죽어라 달아났
거나.
그러나 〈괴도 롤빵〉을 먹은 탓인지 히데모토는 차분
했다. 앞을 향해 남자들 쪽으로 곧장 걸어갔다. 남자들
얼굴이 점점 가까워진다. 눈과 눈이 마주쳤다.
‘위험하다!’
하지만 경찰관은 바로 히데모토한테서 눈을 떼고 스
쳐 지나갔다.
히데모토는 빙그레 웃었다. 〈괴도 롤빵〉의 힘은 확실
한 모양이다. 그들이 히데모토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
다. 루팡 같은 변장 능력을 히데모토가 갖게 된 것이다.
‘야호! 됐어! 이제 더 이상 잡힐 염려는 없어. 아니,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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