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P. 17

치사토는 약국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엄마가 아침부

             터 몸이 안 좋아서 약을 사다 드리려 했다.
               무슨 약을 사야 하는지 이미 안다. 엄마가 머리 아플

             때 늘 먹는 약이라서 잘 안다.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상자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어쨌든 빨리 사다 드려야지. 이제 유치원에서도 최고
             언니반이니까 심부름쯤은 누워서 떡 먹기다. 약국이 어

             디에 있는지도 안다. 절대 길을 헤맬 리가 없다.

               그런데 치사토는 전혀 다른 곳으로 와 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둡고 좁은 길에 서 있었다. 눈앞에 가게

             하나만 덩그러니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어떻게 이런






             34
   12   13   14   15   16   17   1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