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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속 대사와 장면에 얽매여 있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새로운 맥락에서

                          각색하기란 쉽지 않다.

                            이 말은 레고의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레고그룹이 전면에 나서
                          서 이 영화가 어떤 영화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필

                          연적으로 브랜드에 집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나치게 분

                          석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고요. 그러므로 영화 제작은 우리의 몫이 아

                          닙니다. 우리 비즈니스가 아니죠.”



                          상반되는 두 가지 모형

                          이제 남은 문제는 레고 브랜드를 기반으로 어떻게 훌륭한 영화를 만들

                          것인가다. 협력 관계에는 다양한 모형이 존재할 수 있지만, 이 사례에
                          서는 일단 상반되는 두 가지 모형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나는 레고그룹이 영화 제작과 관련된 권한을 모두 갖는 것이다. 다

                          시 말해,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을 직접 고용하여 이들이 기업의 비

                          전에 충실한 영화를 제작하게 하는 모형이다. 레고그룹은 이런 모형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영화 제작에 필요한 인재를

                          끌어모으기는 힘들 것이다. 뛰어난 영화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는 자신에

                          게 아무런 권한이 없는 영화 제작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
                          이다. 설령 계약을 맺었다고 해도 제작 과정에서 레고그룹이라는 거대

                          기업의 중압감을 이겨내기 힘들 것이다. 사실 이 모형은 2010년 <레고:

                          클러치 파워의 모험>에서 활용했던 접근법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영화 제작사에 모든 권한을 넘기는 방식이다. 이는 영화




                                                                    CHPTER 1┃통합적 사고 2.0    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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