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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주사기를 선택하였다. 아이를
신생아실에 맡기고 원지를 보러 가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안전의 문제를 고려한 결정이 아니라 내 능력을 시험하는
평가처럼 느껴졌다. 아버지가 되었으니 이 정도 금액은 감당할
수 있는지 한 번 보자는 것 같은 이상한 속상함이 작지만 무거운
추가 되어 마음에 조용히 가라앉고 있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열심히
사시는 부모님의 수고와는 별개로 나는 항상 부족하고 아쉬운
게 많았다. 운동화가 한 켤레밖에 없어서 일 년 내내 비에 젖든
더러워지든 밑창이 다 떨어질 때까지 그것만 신어야 하는 것이
너무 지루하고 지쳤다. 우리 부모님은 어릴 때 자주 아팠던 나를
데리고 병원에 갈 때마다 어떤 기분을 느끼셨을까?
지금 떠오르는 기억은 고열이 나 급하게 응급실에 실려
갔던 것이다. 전에도 여러 번 방문했던 종합병원이라
내 차트를 확인하던 의사가 혹시 모른다며 백혈병 검사를
권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은 아버지는 멍하니 계셨는데
그 때 의사가 선택 거리를 던져주었다.
“아버님, 여기는 응급실이라 병원비가 더 많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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