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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로 인정하고 신뢰하며 아껴준다는 자세는 내가 아버지가
              된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시하가 태어나고 가장 먼저 담당 간호사에게 ‘아버님’

              이라는 호칭을 들었다. 뭔가 움찔하며 바짝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세상에 태어난 아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선택에 놓였다. 예방 접종을 위한 주사기 선택이었다. 하나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어 많이들 사용하는 주사기, 다른 하나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0만 원 가까이하는 주사기였다.
              10만 원짜리 주사기는 필터가 있어 유리 앰풀을 부러뜨렸을 때

              혹시라도 섞일지 모르는 이물질을 걸러준다고 했다. 간호사는
              나를 연신 ‘아버님’이라 부르며 친절하게 부연설명도 해주었다.

                    “어느 쪽을 선택하셔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전에 유리 앰풀에서 미세하게 유리 가루가 들어가는 사고가

              있어서요. 또 그럴 확률은 매우 작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요.
              물론 그냥 주사기 쓰셔도 대부분은 이상 없습니다. 선택은

              보호자이신 아버님이 하시면 됩니다.”



                    ‘좋다는 이유에 현혹되어 장난감을 너무 쉽게 사주지
              말아야지. 아이는 금방 자라니 옷가지들은 저렴하고 오래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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