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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해봤으니 이해는 했다. 그러나 서연이 보기에 친구는 그 정
                         도가 심했다.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었으니까.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해놓고 아예 잊어버리는 일도 잦아졌다. 처음엔 섭섭함에서 시작한
                         감정이 분노로 번졌고, 상담실에 올 무렵에는 강한 배신감이 되어

                         있었다.
                             연애할 때 서연은 혹시라도 친구가 마음 상할까 봐 늘 배려하고

                         챙겼다. 남자친구와 둘만 만나고 싶은데 친구까지 불러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남자친구와 관련된 일은 죄다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그러는 바람에 남자친구와 다투기까지 했다. 반면에 친구는 서연이
                         했던 것처럼 배려하는 모습은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까지

                         자기 남자친구와 같이 만나자고 한 적도 없고, 둘 사이가 어떤지 잘

                         얘기해주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서연은 감정적으로 폭발하고 말았다. 친구

                         가 오래전에 단둘이 여행하기로 약속한 계획을 다음으로 미루자며
                         연락해온 것이다. 서연은 보나마나 친구의 남자친구 때문이라고 생

                         각했고, 화가 난 나머지 “너랑은 이제 끝이야!”라고 내뱉고는 전화
                         를 끊어버렸다. 친구도 놀랐지만 화를 낸 서연 자신도 놀랐다. 서연

                         은 친구에게 이렇게까지 화를 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친구는 당
                         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자신이 미안한 일을 만든 건 맞지만 서연이

                         충분히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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