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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육박했다.

                         그때 나는 대학을 막 졸업한 상태여서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백지상태와

                       같았기에, IMF 외환위기라는 상황을 남의 일처럼 여겼다. 대학 4년이라는
                       시간은 전공과 영어 공부에 치중하며 취업준비를 하면 되는 것이고, 28개

                       월의 국방의 의무를 적당히 마치고 나서 안정된 직장에 들어가면 된다고 생
                       각했다.

                         하지만 TV를 틀거나 신문만 보면 기업들의 줄도산 소식이 도배되었다.

                       워낙 유명한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도산하다 보니 군대에 있던 나도 나라 경
                       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몇 년 후 제대할

                       때가 되어도 나라 경제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대로 있을 수는 없
                       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에서도 자기계발은 계속된다



                         일반 사병보다는 개인 시간이 좀 더 있는 소위라고 해도 군대에 있는 동

                       안 자기계발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틈틈이 신문 정도는 볼 수 있겠다
                       싶어서 경제신문 두 가지를 구독해서 읽었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신문이

                       었는데 처음에는 외국어 같은 경제 용어와 이해하지 못할 내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3개월 정도 억지로 꾸역꾸역 읽어 나갔다. 모르는 외국어도 그냥
                       듣고 있으면 익숙해지듯이 신문도 그렇게 읽어가다 보니 3개월 후에는 얼

                       추 이 기사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후에 어떻게 변화할지, 이 사건이 주
                       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대강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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