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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대해서 아는 게 전혀 없었던 내 눈에 호남식품이 좋아보였던

                       이유는 단지 코카콜라를 판매한다는 것 하나였다. 당시에 호남식품은 두산

                       음료와 함께 코카콜라를 양분하여 유통·공급하고 있었다.
                         딱히 주식투자에 전념하겠다는 각오가 섰던 것은 아니지만 곧바로 고등

                       학생 시절에 저금해두었던 90만원을 찾아서 호남식품의 주식을 사기 위해
                       광주 금남로 어딘가에 있던 증권사를 찾아갔다.

                         난생 처음 방문한 증권사에서 증권계좌를 개설했고 갱지로 된 조그만 전

                       표를 받아 주문을 써냈다. 휴대폰으로 주식을 사는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
                       히 번거로운 과정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멋모르던 대학교 1학년 시절에

                       90만원을 털어 호남식품을 주당 7,000원대에 매수했고 6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9,000원대에서 모두 매도했다. 손실 없이 주식

                       투자를 경험했다는 사실 외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다만 이렇

                       게 나와 주식투자의 인연이 시작되었을 뿐이다.


                         독이 있는 자본주의의 꽃, 주식



                         그 이후는 대학생활에 전념하느라 한동안 주식을 잊고 지냈다. 그런데

                       3~4년쯤 지나서 우연히 신문을 들여다보니 호남식품 주가가 2만원이 훌쩍

                       뛰어넘어 있었다. 당시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니 코카콜라는 1997년도에 호
                       남식품의 영업권 인수를 마무리하고 대구 경북지방 공급업체인 범양식품

                       과 서울 수도권 공급업체인 두산음료의 영업권까지 인수한 것으로 확인되
                       었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 텐데.’라는 후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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