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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며 아름다운 문체를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런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안다. 하지만 내 감정을 이해하는 법이나 다
                 스리는 법, 삶의 목적에 대해 숙고하는 법은 어느 누구도 가르쳐주

                 지 않았다. 격무에 시달리는 지도교수에게 그런 것까지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일지 모른다. 그들은 심리치료사가 아니니까. 하지만 초
                 ・중등학교와 대학교, 성인 교육기관은 커리어에 대한 지침만이 아

                 니라 인생 최악의 상태와 최고의 상태에 대해서도 지침을 주어야 한
                 다고 생각한다. 바로 <아테네학당>에 등장하는 스승들처럼. 그들은

                 제자들에게 감정을 변화시키는 법, 역경에 대처하는 법, 최선의 삶
                 을 사는 법을 가르쳤다. 힘들었던 대학 시절에 내가 그들의 가르침

                 을 받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대학이라는 시스템은 공장과

                 도 같았다. 우리는 시간에 맞춰 등교하고, 과제를 제출하고, 시간에
                 맞춰 하교했고, 완전히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어른인 양 모든 걸 알

                 아서 하도록 방치되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행복이나 폭넓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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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계발에는 관심이 거의 없어 보였다.  학생들 역시 대학 공부가 사
                 회를 변화시키리라는 희망은커녕, 배운 것을 자기 삶에 적용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별로 품지 않았다. 학위는 거대한 공장으로 들어

                 가기 위한 준비물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 공장의 규칙은 우리가 바

                 꿀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 후 3년 동안 대학을 다니면서 학업은 순조로웠지만, 나의 정

                 서적 삶은 점점 더 악화되었다. 수시로 공황발작이 지진처럼 덮쳐서
                 스스로를 이해하거나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무너뜨렸다. 내 안

                 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남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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