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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주택에서의 하룻밤
“애들아, 우리 강화 집에 놀러 가자.”
수진은 고교 동창이다. 시골에 농가주택이 있는데, 민박집처럼 살림살이가
갖춰져 있단다. 고교 동창들이 각자 아이들을 데리고 강화도의 시골집에 모였
다. 강화도는 대단한 관광지는 아니었는데도 참 좋았다. 그냥 우리만의 집이
있어서 좋았다. 넓은 마당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바비큐를 구웠다.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여유와 자유로움이 있었다.
수진의 부모님이 이 집을 투자용으로 사두셨다고 한다. 시세차익이 날 때까
지 기다리면서 가끔 별장으로 이용하고 있단다. 여유자금을 은행 대신 이곳에
보관하고 계셨던 것이다.
‘아, 나도 갖고 싶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인 나.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전원생활에 관심이 생겼다.
그날 이후 바로, 도시가 아닌 지역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도시에 몰려 산다. 원하는 사람이 많기에 도시의 땅값은 비싸다.
사람이 많아지면 도시는 커진다. 도시의 가장자리는 얼마 전까지 도시가 아니
었던 곳이다. 농사를 짓던 외곽의 토지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가격이 오른다.
그리고 다른 가장자리가 새로이 생긴다. 새로운 교통시설이 생기면서 도시와
도시가 연결된다. 새로 난 길을 따라 사람이 움직이고, 돈의 흐름이 생긴다. 토
지는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만 그 활용방법은 계속 변한다.
여기에 기회가 있다. 토지, 흥미롭다.
둘째마당┃땅에서 기회를 발견하다 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