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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촉구했는데, 이 소리를 들은 그의 동료들 중
여럿이 민망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로부터 6년 뒤에 호주는 출
산 수당을 삭감했다. 그러한 수당이 출산율에 큰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 못한 것이 일부 이유였다. 특히 대규모 사회 변화에 비춰서 생
각해보았을 때 더욱 더 그랬다. 대부분의 부국에서 여성은 더 오랫동
안 사회경력을 쌓기 위해서 30대가 될 때까지 출산을 미뤘고, 결과적
으로 더 적은 아이를 낳는다.
프랑스의 리오넬 조스팽Lionel Jospin 전 총리가 이끌던 사회주의 정
부는 출산 수당을 크게 늘려서 전문직 여성도 관심을 갖게 만듦으로
써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2005년 발표된 이 계획은 우파 좌
파 양쪽에게 재정 적자를 더욱 악화시키는 정책, 부자들에게만 혜택
이 돌아가는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도 문제의 출산 수당
은 승인되었다. 정책에는 보조금, 감세, 연금 10퍼센트 인상, 기차표
75퍼센트 할인 등 주로 귀한 셋째 아이를 낳는 부모에게만 지급하는
후한 수당이 포함되었다. 셋째를 낳는 부모는 매달 400달러가 넘는
용돈을 받았는데, 심지어 부모 중 한 사람이 셋째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둘 경우 매달 1,200달러의 봉급을 받았다. 이러한 봉급은
내일의 노동력을 늘린다는 명분으로 오늘의 노동력을 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프랑스의 출산 수당 지급 정책을 설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피터 브린Peter Brinn은 정책 비판에 맞서 ‘미래의 지출’ 차
원에서 출산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2015년이
되자 프랑스도 출산 수당을 대폭 삭감했다.
인구 감소의 영향이 신흥세계에도 큰 충격을 주기 시작하면서 최
근 칠레도 출산 수당을 제공하는 최초의 신흥국 중 하나가 되었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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