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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앤더슨Thomas Anderson이 발표한 논문에는 어떻게 해서 유럽 국가들
                 마다 출산율 급락 정도가 다른지가 나와 있다. 논문을 보면, 과거 남

                 성은 주로 가장의 역할을 맡고, 여성은 양육과 가사 일을 맡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1960년대에 문화가 경제를 따라 변하면서 기본
                 적인 성별 역할도 점차 바뀌었다. 그러나 바뀌는 속도는 국가마다 달

                 랐다. 프랑스, 영국, 스칸디나비아 여성은 우수한 보육 여건 덕에 더
                 쉽게 다니던 일터로 복귀할 수 있었다. 성별 역할에 대한 구태의연한

                 개념이 더 천천히 물러난 독일과 이탈리아처럼 더 전통적인 문화 속

                 에서는 아이를 갖지 않는 여성이 더 늘어났고, 오늘날 이 국가의 출산
                 율은 심각할 정도로 낮다.

                    따라서 국가별로 문화지체cultural lag(급속히 발전하는 물질 문화와 비
                 교적 완만하게 변하는 비물질 문화 간 변동 속도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사회

                 적 부조화-옮긴이)와 성별 관련 편견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인간의 생

                 식 활동에 국가의 개입이 미치는 영향은 더디면서도 예측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1가구 1자녀 정책이 남아 선호 현

                 상으로 이어지도록 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중국은 의사들이 부모

                 에게 태아의 성을 알려주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여전히 장남을 중심
                 으로 세워진 사회 문화들은 정책의 영향을 왜곡시켰다. 2014년 성의

                 불균형이 신고점에 도달하면서 남자 아이 121명당 여자 아이가 100

                 명씩 태어났다.
                    나는 2010년대 초에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하면서 중국이 광범

                 위하게 퍼진 남아선호 전통에 따른 여아 낙태로 인해서 당시와 비슷
                 한 성 불균형을 초래했던 19세기로 회귀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일

                 부에서는 이처럼 남성 인구의 과잉으로 사회 전체에 ‘남성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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