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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객단가를 높이는 고급화
이토야 매장에 들어서면 백화점에 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고급스러운 인테
리어와 분위기는 물론이고, 공간 구성도 백화점과 유사합니다. 층별로 판매
하는 제품군이 구분되어 있고 꼭대기 층에는 고객이 쉴 수 있는 공간인 카
페와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또한 지하에는 전시회나 세미나 등을 여는 문화
공간이 있으며, 8층에는 아카데미나 워크숍 등이 열리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문구류를 사러 오는 곳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문화공간으
로 만든 것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비싼 땅에 고급스러운 내부 시설까지 갖췄다면 긴자의
이토야는 손해를 감수하는 플래그십 매장일까요? 이토야의 현황을 보면 그
렇지 않다는 것을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이토야는 일본 전역에서 9곳에만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마루노우치와 시부야 등 일본에서 임대료가 비싼 곳
들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합니다. 다른 매장에서 돈을 벌기 위한 홍보용
매장으로 생각하기엔 전체 매장 수도 적고 각각의 매장이 플래그십 매장이
라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핵심 상권에 있습니다. 모든 매장이 수익을 내
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토야가 수익을 내기 위해 선택한 건 고급화입니다. 이토야에는 노트
류와 필기구류 등 없는 카테고리가 없지만, 카테고리 내에서 모든 제품을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고급스럽거나 희귀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매장을 구
퇴사준비생의 도쿄 _ 차별 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