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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회사 전성시대가 있었습니다. 미국의 코닥, 독일의 아그파, 일본 후지필
름의 시장 지배력은 막강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열리자 필
름회사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살아남은 건 일본의 후
지필름. 하지만 필름 사업을 대폭 축소했고, 신사업인 화장품 사업으로 탈
출구를 찾았습니다. 후지필름은 안티에이징 화장품 브랜드인 ‘아스타리프
트’를 출시해 1년 만에 100만 개를 판매하고, 세계 뷰티 어워즈 6관왕을 수
상하며 화장품 사업을 통해 부활에 성공합니다.
필름을 만들던 회사에서 화장품을 출시한 것이 낯설어 보일지 모릅니
다. 하지만 필름과 화장품 사이에는 콜라겐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콜
라겐은 필름의 산화 현상을 막는 역할뿐만 아니라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역
할도 합니다. 70년 넘게 필름을 연구하며 콜라겐 성분을 개발했던 후지필름
이 화장품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핵심역량을 정의
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남달랐기에 회생이 가능했습니다.
후지필름 사례처럼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날로그라는 이유로 기존 사업을 버리고
새로운 사업을 찾는 것만이 방법일까요? 100년이 넘은 문구점 ‘이토야’는
퇴사준비생의 도쿄 _ 차별 0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