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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수술 환자에게 흥분하고, 누구는 매력적인 사람이 지나가다

                  재채기를 하면 오르가슴을 느낄 수밖에 없는지, 왜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변태적인지 궁금한 적이 있다면? 다시 말하건

                  대 그런 분야의 적임자가 바로 나였다.
                    아, 보수적이고 엄격한 학계에서 그런 민감한 주제가 얼마나

                  심한 험담을 불러올지 조목조목 따져볼 것을. 물론 내 글들은 많

                  이 읽혔다. 반스앤드노블(미국 대형 서점 체인—옮긴이)에서 내 저
                  서들을 보면 독자들은 얼굴을 붉힌다. 하지만 대학 고위직들이

                  기부자들에게 자랑할 만한 저서는 아니다. 일단 10대 때 해부학
                  적으로 정교한 네안데르탈인 밀랍상에 대고 자위한 이야기(맹

                  세코 문맥상 납득이 되는 이야기)를 발표하면, 이미 강을 건넌

                  것이다. 왕립협회에 입성한 경력 정도야 얼마든지 잊어줄 수 있
                  다. ‘속이 시원하다’고 생각했다. 마침내 나한테 맞는 글을 쓸 자

                  유가 생겨 오래전부터 말하고 싶었던 영혼을 짓밟는 사회의 위
                  선을 마음껏 토로할 수 있다는 게 벅차게 매력적이었다.

                    돈 문제도 있었다. 부자가 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계약금을 두

                  둑이 받았다. 교수직을 그만두고, 벨파스트에서 미국행 편도티
                  켓을 사고, 이사카(뉴욕주의 중남부 도시—옮긴이) 외곽의 시냇가

                  작은 주택의 보증금을 낼 액수였다. 당시 집 뒤의 어두운 숲은 그
                  리 음산해 보이지 않았다. 아일랜드산 망나니 보더테리어 종인

                  걸리버와 우마를 산책시키기에 맞춤했다. 전체적인 집 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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