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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표면상 자살은 그리 똑똑한 진화론적 전략이 아닌 것 같다.

                  적자생존의 입장에서는 생존이 최우선이니까.
                    하지만 과학적 질문들이 흔히 그렇듯, 이것은 그보다 복잡한

                  문제다.
                    여기서 ‘의사의 방조에 의한 자살’이나 데릭 험프리가 《마지

                  막 출구Final Exit》에서 “자살이 아닌 자기 구제 (…) 질병의 더 심

                  한 고통을 피하기 위한 사려 깊은 이른 죽음”이라고 말한 의학
                  적 안락사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런 자비로운 죽음의 예

                  들을 도덕적이고 인간적이라고 보는 편이다. 이 책에서는 일시
                  적이거나 지속적인 정신적 고통으로 촉발된 죽음, 즉 물리적 통

                  증이나 지병 때문이 아닌 죽음에 초점을 둘 것이다. 주로 주기적

                  인 우울증과 씨름하거나 갑자기 숨 막히는 처지에 빠진 보통 사
                  람들의 죽음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려 한다. 자살은 주요 정신의

                  학적 상황들(정신분열증처럼 현실을 잘 이해 못하는)과 연관되
                  기 일쑤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그리고 이 책의 주요 대상은 일

                  상에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누구나 내면에 자살적인 요

                  소가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열 명 중 아홉은 예비 자살자다”라고 신

                  랄하게 말했다. 그럴지 몰라도 일부 더 선뜻 그 상황에 뛰어드는
                  이들이 있다. 요즈음은 자살 행위자의 43퍼센트는 유전 요인으

                  로, 나머지 57퍼센트는 환경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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