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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때 적중은 고사하고 얼추 맞히는 것조차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이다.

                            사실은 그것조차 단순하지 않다. 도박인, 트레이더, 모델 개발자는
                           세상을 복잡하고, 확률적이고, 우연적인 곳으로 본다. 그래서 1베이시

                           스포인트basis point[0.01퍼센트]라도 더 끌어모으려 한다. 만일 모델이
                           적중할 확률이 52.7퍼센트에서 53.1퍼센트로 증가하면 엄청난 발전

                           으로 친다. 그들은 시장을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무척 어
                           렵다고 인정하며, 온몸에 남은 전투의 상흔이 그 증거다.

                            몰라서 그렇지 평범한 사람도 직관적으로 확률을 감지할 때가 많
                           다. 예를 들어 하늘이 심상치 않으면 우산을 챙긴다. 비행기 탑승 시

                           간에 늦을 것 같을 때 제한속도보다 시속 25킬로미터 더 빨리 달리면
                           좋을지 나쁠지 계산한다. 소매치기가 많다고 알려진 곳에 가면 무의

                           식중에 뒷주머니에 휴대폰과 지갑이 있는지 확인한다. 더 나아가 생
                           사를 오갈 수 있는 의학적 결정을 내릴 때도 확률을 따진다. 일례로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논란이 많았음에도 코로나19에 걸
                           릴 경우 사망하거나 위독해질 확률이 훨씬 높은 노인층은 93퍼센트

                           가 2차 접종을 완료했고 앨라배마주와 와이오밍주 같은 공화당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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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세 지역에서도 그 비율이 85퍼센트에 이르렀다.  이 책을 쓰기 위
                           해 전문가들과 대화해보니 도박중독자조차도 오즈를 늘 안일하게 계
                           산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들은 잃을 줄 뻔히 알면서 베팅하기도 한

                           다. (3장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슈퍼볼 우승 확률을 29퍼센트로 계산한 팀
                           이 끝내 우승을 거두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선거 예측 때만큼 심하

                           게 화를 내지 않는다(파이브서티에이트는 스포츠 경기의 확률론적

                           예측 모델도 만들었다). 그 이유는 스포츠의 리듬에 익숙하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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