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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타는 믿을 수 없다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바로 전까지만 해도 온종일 짜증을 내면서 베란다에

                     뿌루퉁하게 서 있었는데…….

                       원래 오늘은 아빠랑 같이 야간 드라이브를 가기로 한
                     날이다. 기분 좋게 고속도로를 달려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고 한정판 아이스크림까지 사 먹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아빠가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 드라이브를 취소

                     해 버렸다. 기대했던 약속이 완전히 깨진 일이 벌써 다섯
                     번째다. 아빠에게 회사 일이 중요하다는 건 하루타도 안

                     다. 그래도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기는 어려웠다. 하루타

                     의 기분을 풀어 주려고 엄마가 케이크를 사 왔지만 하루
                     타는 그런 엄마를 못 본 척하고 베란다로 나갔다.

                       이미 저녁놀이 지고 어둠이 점점 내려앉고 있었다.

                       “휴, 어둡고 시커먼 하늘이 꼭 내 마음이랑 닮았네.”
                       한숨을 쉬면서 하루타는 베란다 난간 밖으로 몸을 쭉

                     내밀었다. 하루타의 집은 3층이고, 아래는 아파트 입구
                     현관이 있다. 어쩌면 아빠가 일찍 일을 끝내고 허둥지둥

                     잰걸음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 막연한 기대를 품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두근두근 대관람차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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