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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베르베르인들에게는 사하라사막이, 보르네오섬의

               이반족에게는 열대우림이, 뉴욕시 증권가의 금융인에게는 맨
               해튼 도시환경이 그들을 그들이게끔 만들어주는 중요한 장소

               다. 그런데 만약 베르베르인이 열대우림을 경험한다면, 이반족

               이 맨해튼 빌딩 숲을 경험한다면 과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
               게 될까?






                              장소감이란 무엇인가?



                   인문지리학에서는 장소감 sense of place 이라는 개념을 중요하

               게 다룬다. 말 그대로 장소에 대한 느낌이나 감정을 뜻한다. 이

               러한 장소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하나는 제자
               리에 있음 in place 으로서의 장소감이고, 다른 하나는 제자리에서

               벗어남 out of place 으로서의 장소감이다.

                   제자리에 있을 때의 장소감은 모든 게 낯익은 것에서 느끼
               는 편안함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나 동네를 생각해보라. 그

               곳에서는 자리에 있는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심
               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편리하게 일상생활을 해나간다. 반면 제

               자리에서 벗어나 여행할 때를 생각해보자. 국경을 넘을 때, 출





               낯선 곳에 던져졌을 때 비로소 ‘나’는 발견된다_이영민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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