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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사회의 한 구성원일 뿐이다. 여행을 떠나야 평범하고 낯익은

               일상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다. 경계를 넘어 낯선 세
               상을 경험하는 것은 내가 결코 예사롭지 않은 존재임을 깨닫는 기회다.
               제주도 바깥에 사는 사람이 제주도로 가 검은색 현무암으로 덮인 자연환

               경을 감상하고, 토박이들의 억센 제주 방언을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어보
               면 어떨까?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낯익은, 때로는 지루한 일
               상에서 벗어나 낯선 것들로 가득한 세상에 던져졌으니 오히려 자신이 이

               상해 보이지 않겠는가?
                   한편으로는 내가 아주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반대로 내가

               몰랐던 나의 능력을 발견하면서 나도 꽤 괜찮은 존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한라산 백록담에 오르는 동안 나라는 존재가 대자연 앞
               에서 겸손할 수밖에 없는 미미한 존재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궂은 날

               씨를 이겨내고 정상에 오르면 결국 해냈다는 성취감도 느낄 것이다.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다양한 나를 발견하는 것은 짜릿한 놀라움을 넘어
               미미한 존재의 겸손함과 능력 있는 존재의 자존감을 동시에 확인하는 일

               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행으로 가능하다.















               낯선 곳에 던져졌을 때 비로소 ‘나’는 발견된다_이영민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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