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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를 자기 것인 양 타고 노는 료를 보고 있자니 화가
                   부글부글 끓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모가 준 간식을 먹고서 기요시는 “숙제가 있는 걸 깜

                   빡했어요.”라고 둘러대고 허둥지둥 이모 집을 나왔다. 계
                   속 거기에 있다가는 내 목마를 돌려 달라고 입 밖으로 내

                   뱉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머릿속에는 온통 목마

                   생각뿐이었다.
                     ‘목마를 돌려받고 싶어.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렇지만 그런 말을 했다가는 엄마한테 혼날 게 뻔하

                   다. “한번 줬으면 끝이지, 어떻게 그걸 도로 달래? 그러게
                   잘 생각해 보고 대답했어야지!”라고 잔소리를 퍼부을 것

                   이다.

                     “……줘도 된다고 말하지 말 걸 그랬어.”
                     이 말을 몇 번이나 중얼거렸는지 모른다.

                     다음 순간 기요시는 정신이 퍼뜩 들면서 어안이 벙벙
                   해졌다. 어느새 아주 낯선 곳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어둑어둑한 그곳은 어느 골목 안이었다. 낯익은 건물
                   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고, 다만 안쪽으로 가게 하나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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