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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낙찰받은 빌라의 침실과 화장실 상태
다시 메모지를 붙여놓고 되돌아와야 했다. 여전히 감감무소식. 이번에
는 저녁에 찾아가 봤다. 불이 켜진 것을 보니 안에 계시는 게 분명했다.
심호흡을 하고 문을 두드렸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조심스럽게 문이 열
리더니 왜소한 노인이 나타났다. 그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집 안은 말 그대로 쓰레기장이었다. 바퀴벌레들이 내 발 앞을 빠르게
지나갔고, 나는 차마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벌레가 내 발을 타고
올라올 것만 같아 벌써부터 몸이 근지러웠다. 문을 연 채로 대화를 나
눌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사정을 들려주었다.
“내가 노모를 모시고 살았는데 사업이 잘 안 됐어. 결국 망해서 집 팔
아 빚잔치하고, 남은 돈으로 이 집을 사서 들어왔지. 어머니도 돌아가시
고 내 몸 하나만 건사하면 되는데 나이가 많으니 취직이 어디 쉽나. 일
용직을 전전하다 보니 이젠 몸이 아파서 아무 일도 못해. 이 집 담보 잡
제2장•경매 투자, 당신도 할 수 있다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