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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스는 잔뜩 흥분했다.
               에이미는 동의했고, 당연한 결과였다. 에이미는 패트리스

             말이라면 만사 오케이니까.

               “패트리스 말이 맞아! 우리까지 아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
             어. 난 찬성!”

               “나도!”

               헤나와 라일라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라일라는 마리솔을 쳐다보았고, 마리솔은 눈을 치켜뜨면서

             도 이내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가 쿵쿵 울리면서 힘껏 흔들어 놓은 탄산음료 캔이라도

             된 것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아침부터 받은 온갖 스트레스가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갑자기 세상에 짜증이 치밀었다.
               패트리스가 나를 몰아붙였다.

               “주니, 머리 그만 흔들어! 우리는 해낼 수 있어!”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마음속으로는 그래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내 입을 내 맘대로 할 수가 없었다.

               “보나 마나 시간 낭비인 일에 무지막지한 노력을 쏟아붓는
             꼴이야.”

               패트리스의 눈길에 마음이 약해졌다. 나에게 지독히도 실망

             했다는 듯한 눈빛. 그 눈 속에는 어른스러운 모습이 있었다.
               “그럼 아무것도 하지 마, 주니. 너 빼고 할게. 네 비관적인

             태도 때문에 우리까지 발목 잡힐 필요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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