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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생긴 긴장과 비틀림을 20년, 30년, 40년 유지하면 그대로 굳어
            버린다. 드넓은 사막에서 미세하게 틀어진 방향으로 걷다 보면 처

            음에는 경로가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나중에는 목적지와 한참 멀어

            지는 것과 같다. 오랜 시간 건강과 벌어진 간극을 좁히려면 문제의
            원인을 찾고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다들 문

            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겉으로 드러난 불

            편을 약이나 건강식품, 마사지 등으로 손쉽게 덮으려 할 뿐이다. 그
            럴수록 삶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큰 불편으로 달음질친다.

               나의 주변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편안하지만 비뚤어진 자

            세로 앉아 책을 보는 아이에게 바르게 앉는 방법을 알려주면 바로
            볼멘소리가 나온다. “힘이 들어요, 그냥 편하게 앉을래요.” 하지만

            당장 편한 자세를 유지하면 미래에는 제대로 앉을 수 없게 될뿐더

            러 오랫동안 온몸의 통증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
               아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빠, 나는 재미있는 유튜브를

            실컷 보면서 공부는 안 하고 싶어요. 그런데 공부는 잘하고 싶어

            요. 갖고 싶은 것을 다 사고도 돈이 많으면 좋겠어요.” 이 말에 인간
            이 가진 번뇌와 고통의 근본적 기제가 모두 들어 있다. 고통을 최소

            화하고 쾌락의 양을 쉽게 그리고 최대한으로 늘리는 일, 이것이 옳

            고 이런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사회를 관통하
            는 핵심 전제다. 경영과 창업의 세계에서도 행복(보상)을 주고 고통

            을 줄이는 사업이 가치 있다고 가르친다. 베스트셀러가 된 자기계

            발서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해지는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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