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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비해 몸과 마음이 부쩍 나이 든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찾
                    아온다. 이렇게 나를 찾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삶

                    어딘가에 뿌리내린 가속노화 현상을 발견할 때가 많다. 시계는 하

                    루 24시간만 가지만 몸과 마음은 하루에 28시간, 36시간, 48시간
                    씩 늙어가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회의 전반적 위생과 보건의료기술에 대한 접근성 향상으로

                    느리지만 꾸준히 늘어나던 전 세계의 기대수명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시대 이후 가파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국의 통계를 보면, 신체질량지수나 문제음주(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자신 또는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음주형태)를 비롯한 젊은 성인의 건강지
                    표가 지난 몇 년 동안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다. 가속노화를 경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자본주의의 편안함이 노화를 앞당긴다



                    만성질환은 대개 평생 동안 축적된 노화의 결과다. 한 사람의 가치

                    관과 생활방식이 만성질환이나 통증의 패턴을 만들고 건강수명에

                    도 큰 영향을 끼친다. 노년내과 의사로서 질환 너머 환자의 삶 자
                    체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몸과 마음에는 탄성이 있기 때문에 한두 번 균형을 잃는다고 해

                    서 건강이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방향으로 치우쳐




                    머리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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