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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서로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맹세하는 것과 같음을 깨달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부 중 한쪽이 다른 쪽을 떠나가는 일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빨리 찾아온다. 이혼을 말하는 게 아니다. 통
계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보다 7년 정도 먼저 세상을 떠난
다. 하지만 확률 법칙에 따르면 아내가 먼저 세상과 작별
할 가능성도 있다. 부부가 동네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
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운명의 장난으로 다른 차량과
정면충돌 사고가 일어난다고 생각해보라.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어느 쪽이든 상실로 말미암
아 고통받는 건 마찬가지다. 부부가 같이 탄 비행기가 추
락하는 경우라면 마지막 순간까지 둘은 함께였다고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때도 실은 서로를 잃어버림으
로써 관계가 끝나는 것이다. 적어도 애정관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모습, 곧 한쪽이 다른 쪽을 돌봐주며 보살피
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어쩌면 더욱 심각한 일은, 이들이 자기 생애
를 한층 더 깊고 미묘하게 잃어버린 관계 속에서 살아왔
다는 사실일지 모른다. 최선의 자기 자신과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삶이라는 여정 대부분을 시달리며 보내왔을 것이
라는 얘기다. 우리는 타인과 신, 그리고 최악의 경우 자신
에게서도 멀어진 삶을 산다. 우리는 모두 직관적으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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