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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를 파고들기 위해서는 애정관계가 지닌 다면
적 성격을 탐구해야 한다. 어떤 애정관계든 그 성격은 우리
가 최초로 맺는 관계들로부터 파생되며, 우리는 이를 내
면화하여 무의식적이며 현상적인 관계로 받아들인다는 사
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연애의 깊이, 방향,
그리고 주요 요소는 모두 최초의 관계 경험에서 나온다.
따라서 우리가 자기 자신은 물론 타인, 그리고 궁극적으
로는 완전한 타자Wholly Other, 곧 초월적 존재**와 교류하
는 방식이 파생되는 원천인 ‘자신’에 관한 감각이 어디에
서 기원하는지 탐구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한 가지 사상이 있다면, ‘우리가
타인과 맺는 애정관계의 질 quality은 우리가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와 정비례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 맺는 관
계는 무의식 수준에서 작동하므로 타인 및 초월적 존재와
의 관계에서 생기는 드라마와 역학관계는 대부분 우리 자
신의 심리를 표현한다. 그렇다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리
고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우리 자신과의 관계를 더 의식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이는 자기도취적 행동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가 타자
*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에서 인용한 구절이다–옮긴이.
** 여기서는 신을 가리킨다–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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