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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나는 군인들이 전장으로 떠나는 걸 지켜보러

            기차역에 가본 적도 있고, 신문에 올라온 사상자 명단이
            나 이웃집 창가에 보이던 금색 별이 무슨 의미였는지 알

            고 있었다. 나는 거리 모퉁이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창피
            하다는 생각도 없이 흐느껴 울곤 했다. 왜 그랬는지 지금
            도 설명만 할 수 있을 뿐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한다. 지금

            와서 그저 이렇게 결론 내릴 수 있을 뿐이다. 당시 나는
            애착과 상실,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 , 그리움 등이 무
            엇인지는 물론이고 누구나 마지막에는 죽음으로 이별하게

            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노랫말이 인간의 가슴 아픈 인생
            여정에 관한 내용이라는 걸 어설프게나마 알고 있었기 때
            문이라고 말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홍관조는 덧없는 자신
            만의 작업을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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