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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깊이 생각해보진 못했는데. 아! 그러면 홍대나 여의도의 더현
                   대서울 같은 곳에서 팝업 스토어 해볼래요?”

                     몇 분 만에 즉흥적으로 떠올린 아이디어가 과연 멀쩡한 것일까?

                   더 문제는 팝업 스토어 아이디어가 케빈의 핵심 실적 목표 (MBO 또는
                   KPI 같은 실적 지표)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다. 올해 케빈에게 맡겨진

                   업무는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다. 리더는 다른 중요한 프로젝트로

                   정신이 없다 보니 거기까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팝업 스토
                   어는 케빈이 해보고 싶은 분야와도 거리가 멀다. 사실 케빈이 관심

                   있는 분야는 요즘 힙하다고 여겨지는 콜라보 프로젝트와 메타버스

                   마케팅이다. 팝업 스토어는 이미 몇 번이나 했던 업무라 시작도 하기
                   전에 기운이 빠지는 기분이다.

                     ‘어휴, 하지만 딱히 다른 아이디어가 없으니 어쩌겠어.’

                     케빈은 일단 그거라도 해봐야겠다고 결정한다.
                     몇 달 동안 케빈은 팝업 스토어를 위해 바쁘게 일했다. 몇 번 해본

                   익숙한 업무다 보니 매끄럽게 진행됐다. 성과는 뭐,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적당히 나왔다. 하지만 케빈은 일하는 동안 재미있는 순간이나
                   성장한다는 느낌이 없었고, 지겹다는 생각만 가끔 들었다. ‘일이니까

                   하는 거지, 뭐’라고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그날의 업무를 묵묵히

                   마무리했다. 그런데 케빈은 연말 평가에서 리더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올해 케빈님의 핵심 성과 목표는 우리 회사의 브랜드가 새롭고

                   힙한 이미지가 되도록 온라인 마케팅을 활성화하는 것이었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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