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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남의 머릿속에서 찾아낸 해결책은 출
발선부터 삐걱거리는 일이 흔하다.
왜냐하면, 남이 준 아이디어는 B급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남들이 우리보다 모자란다는 의미가 아니다. 남들은 우리만큼 우
리의 문제를 깊게 고민하지 않을 뿐 아니라 취향과 욕구도 잘 모른다
는 얘기다. 오늘 저녁에 먹을 배달 음식을 남이 골라줬을 때 굉장히
만족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게다가 골라주는 사람이 엄마의
아들 (그러니까 친오빠 말이다)이라면.
남의 아이디어로 일하는 상황이 왜 불안정한지 사례를 통해 살펴
보겠다. 등장인물은 패션 회사에서 일하는 마케터다. 이름은, 음…
케빈이라고 하자. 케빈이 일하는 곳은 30년 된 유서 깊은 패션 회사
인데, 이 브랜드는 한때 트렌디한 이미지로 사랑받았지만 이제는 젊
은 층은 물론이고 중장년도 별로 눈길을 주지 않는다.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면 좋을까? 마케터인 케빈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지만, 아이디어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며칠 후 케빈은 리
더를 찾아가서 상의한다. 리더는 산더미같이 쌓인 다음 시즌 포트폴
리오를 검토하느라 정신이 없다. 리더는 피곤한 기색으로 케빈의 말
에 잠시 귀를 기울이더니 이렇게 말해준다.
“케빈님 의견은 뭐예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고요? 음…,
아이디어: 과제를 만났을 때 멋진 답을 찾아내는 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