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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지과학이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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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 지혜는 무엇이고, 언어란 무엇인가? 이런 문
                  제들은 기원전 서양 철학에서 이미 다뤄져 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
                  스는 앎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플라톤과 문답을 반복했다. 피타고라스학파 철

                  학자 심미아스(Simmias)는 소크라테스와의 문답에서 사고는 계산이라고 주장
                  했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마음이 뇌에 있다고 생각했다. 플라톤은 “죽음은
                  육체로부터 마음이 분리되는 것이다.”라며, “지식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
                  간의 정신 속에 이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식은 감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추론에 의해서 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삼단 논
                  법(7.3절 참조)을 이용하여 사물을 분류했다. 인지과학은 이 무렵 이미 싹을 틔
                  웠다고 할 수 있다.

                  서기 1600년경이 되자,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정신과 육체가 전혀 별개
                  의 것이라는 심신 이원론을 주장했다(앞서 이야기한, 마음이 뇌에 있다거나 정
                  신이 육체에 있다는 등의 사고방식을 심신 일원론이라고 한다). 데카르트는 “내

                  가 생각하고 있는지는 자신만이 알 수 있다.”라고 해석하며, 사람의 마음은 외
                  부에서는 알 수 없고, 오직 내관법에 의해서만 알 수 있다고 했다. 내관법이란
                  인간이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분석
                  방법이며, 생각하는 내용을 보고하거나 글로 기술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독일의 생리심리학자 분트는 실험을 중요시하며,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
                  했다. 그는 물질이 원자나 분자로 이루어지듯이, 인간의 심적 활동 과정도 몇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는 구성주의를 구축해 나갔다. 따라서 심적 활동 과정을
                  밝히기 위해서는 내관법보다 이러한 구성 요소들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비슷한 시기에 스위스의 언어철학자 소쉬르는 “언어는 대상과 이를 가






                                                                    1장  인지과학 개론  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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