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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렌즈로 그들의 삶을 살펴봐야 한다고 믿었다.
존스홉킨스대의 아돌프 마이어 Adolf Meyer 박사와 일반체제이론, 의
학 이외의 여러 분야에 영향을 받은 엥겔 박사는 환자의 삶 전체를 고
려한 더 넓고 포괄적인 건강의 개념을 제시했다. 엥겔 박사는 생체의학
biomedicine과 신체·정신 건강behavioral health을 하나로 통합하여 그의 새로
운 이론을 생체심리사회 biopsychosocial 모델이라고 불렀다. 명칭은 길고
복잡해 보이지만 개념은 간단하다. 한 사람의 건강 상태는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맥락의 결과라는 개념이다.
엥겔 박사의 생체심리사회 모델 그림은 건강을 이루는 단계를 체계
적으로 분류한다. 어떤 단계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각 단계는
한 부분인 동시에 전체를 의미한다. 한 부분의 변화는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가장 중심부에는 사람을 구성하는 분자, 세포기관, 조직, 장기
기관, 신경계가 포함되어 있다. 생체의학과 의료체계는 딱 이 단계까지
만 다룬다. 엥겔 박사는 대부분 의술이 이 중심부에만 초점을 두고 있
지만 신체에 그치지 않고 범위를 더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인의 신체적 요소만 분리해서 살펴보면 벨라와 데이지의 경우처
럼 이해하기 힘든 불완전한 그림이 나온다. 왜 ‘병에 걸린’ 벨라는 건강
하게 생활하고, ‘병에 걸리지 않은’ 데이지는 몸이 좋지 않은 걸까? 그
림의 바깥으로 확장해나가면 벨라와 데이지의 사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엥겔 박사가 제시한 모델에서 ‘사람 단계’ 이상의 요소들까지 함
께 고려하면 벨라와 데이지의 상황과 그들 건강 상태의 중요한 차이점
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치 디즈니랜드에 있는 유령의 저택에 걸린 초
32 다정함의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