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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이웃들을 초대해 제일 자신 있게 만드는 쿠키를 구워줄 수 있어
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녀가 갖는 가장 큰 불만은 복용하는 약 때문에

볕에 더 잘 그을린다는 것뿐이었다.

벨라와 다르게 데이지의 건강검진 결과는 깔끔했다. 모든 혈액검사,
영상검사, 심장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다. 데이지는 벨라보다 훨씬

어린 마흔세 살이었지만 오히려 더 생기 없어 보였고 나이 든 사람처럼

행동했다. 데이지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힘으로 바래버린 아름다움의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느릿느릿 움직였고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았다. 의사를 만나러 올 때마다 항상 ‘정신이 어딘가 몽롱하고 피로하

다’고 말했다. 그녀는 집을 나가거나 최근 펜실베이니아로 이사한 가장
친한 사촌인 비올라를 보러 갈 힘도 없었다. 법률 보조원으로 일하는

데이지는 원인불명으로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파서 회사를 자주 빠

지는 바람에 더 이상 남은 병가나 휴가도 없었다. 그녀는 낙담하며 물
었다. “어딘가 몸이 안 좋아요. 검사에서 놓친 게 있는 건 아닐까요?”

서양 의학에서는 병에 걸린 상태와 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를 흑백

혹은 상호 배타적인 것으로 분류한다. 생체의학 모델(신체적 요소들로만
인간의 건강을 설명하는 20세기 의학의 지배적인 관점)에서는 의사가 몸 컨

디션은 좋지만 의심스러운 검사 결과가 나온 벨라에게 병에 걸렸으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몸은 아프지만 아무 이상 없는 검
사 결과를 받은 데이지에게는 그녀가 겪고 있는 고통은 혼자만의 생각

일 뿐이며 아무 문제 없다고 얘기한다. 두 환자 모두 혼란스러운 마음

으로 병원을 떠날 것이다.

30 다정함의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