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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곳은 어둡고 아주 고요했다. 건물 하나를  사이

               에 두고 바로 앞쪽은 수많은 사람들이 복닥거리고 있다는

               것이 꼭 거짓말 같았다. 마치 완전히 딴 세상에 오기라도
               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다이치는 마음을 졸이면서 고양이를 찾아 두리번두리
               번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좀 더 안쪽을 보니 우거진 숲 근처에 작은 이동식 가
               게가 있었다. 가게에는 커다란 등이 달렸는데, 둥근 등갓

               에 ‘전천당’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근

               사한 과자와 장난감이 가득한 곳이었다. 〈감사 붕어빵〉,
               〈인연 주먹밥〉, 〈금전운 사과〉, 〈길 안내 카드〉, 〈축하해

               파이〉, 〈복이 찰싹 찹쌀떡>, 〈소원 전병〉 등등 어쩐지 모
               든 일을 술술 잘 풀리게 해 줄 것 같은 과자들이었다.

                 이동식 가게 옆에 한 아주머니가 서 있었다. 자줏빛 바
               탕에 옛날 동전 무늬가 새겨진 기모노를 입고, 반들거리

               는 검은색 털목도리를 목에 둘렀다. 몸집은 말도 안 되게

               크고, 키도 다이치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 보였다.
                 보동보동한 얼굴은 복스럽고 붉은 입술은 우아한데 머

               리카락은 하얗게 셌다. 윤이 나고 반짝거리는 하얀색이라






                                                        편한 낙타 부적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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