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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도 또렷하게 보였다. 또 머리에 여러 개 꽂은

             유리구슬 비녀들도 알록달록 빛나고 있었다.

               어쨌든 ‘평범’과는 거리가 먼 아주머니였다. 딱 봐도 범
             상치 않은 사람이란 게 온몸에서 느껴졌다.

               다이치는 엉겁결에 뒷걸음질을 치려다가 순간 또다시
             놀라고 말았다. 아주머니 어깨에 아까 보았던 금색 고양

             이가 오도카니 앉아 있는 게 아닌가! 고양이는 100엔짜리
             동전을 움켜쥐고서 다이치에게 “이리 와. 어서 오라고.”

             하듯이 손짓했다.

               다이치는 휘적휘적 앞으로 걸어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주머니 코앞이었다. 가까이에서 본 아주머니는 훨

             씬 더 크고, 상대를 꼼짝 못 하게 하는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와는 다르게 아주머니는 떨고 있는 다

             이치를 보며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어서 오십시오, 새해 첫날 행운의 손님.”

               하얀 입김을 뿜어내며 아주머니는 알쏭달쏭한 말을 이

             어 갔다.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손님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

             입니까? 길가에 벌여 놓은 이동식 가게이지만 그래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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