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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들은 우리 마음의 최상단에 있어서 그 제품을 떠올릴 때마다 불
쑥 튀어나온다.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심지어 답을 고민하거나
왜 그런 답을 떠올렸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곧장 특정 개념에 도
달한다.
어떻게 이런 정신적 납치가 가능한 걸까? 대체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인지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기억의 연관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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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ive models of memory ’로 설명한다. 기억은 뇌의 마디 nodes 와 연결 linkages
로 이뤄진다. 뇌의 마디에는 정보가 저장되며 이렇게 정보가 저장된 마
디들은 신경 연결 고리로 이어지는데 이때 연결 강도는 사용 빈도에 따
라 강해지거나 약해진다. 저장되어 있던 정보가 기억에서 되살아나면
(‘코카콜라’ 같은 정보가 저장된) 하나의 마디가 (‘빨간색’, ‘짜릿한’ 같은 정
보가 저장된) 다른 마디를 활성화한다. 이런 현상을 가리켜 과학자들은
‘활성화 확산 spreading activation ’이라고 부른다. 이는 기억에서 특정 생각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특정 개념들은(코카콜라의 경우 빨간색이나 짜릿함 같
은) 다른 개념들보다 더 빨리 떠오르는 걸까? 뇌가 근육과 비슷하기 때
문이다. 이 말이 쉽게 와닿지 않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오랫동안 인류
는 뇌를 그런 방식으로 보지 않았다. 그리고 꽤 최근까지도 과학자들은
뇌의 연결 고리와 뉴런의 수가 유한하다고 생각했다. 성장을 다 마친
성인의 뇌는 변할 수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기술 발전으로 신경과학은 큰 도약을 이뤘고
과학자들은 뇌도 근육처럼 늘렸다 줄이는 게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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