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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냈습니다. 인사과에는 본인의 의지가 확고했다고 전달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 후 그는 새로운 곳에서 큰 성공을 거뒀습
                   니다.

                     떠나고 싶다는 사람을 억지로 붙들어둘 수 없습니다. 나에게
                   나의 인생이 있는 것처럼 상대에겐 상대의 인생이 있기 때문입

                   니다. 상대의 일생을 책임지고 확실하게 돌봐줄 수 있다면 내 형

                   편에 맞춰 붙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은 애당초 불가능합니
                   다. 그렇다면 역시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저의 이런 태도는 사람을 만날 때도 똑같습니다. 저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거절하지 않고 만납니다. 젊을 때부
                   터 그래왔습니다. 종종 인맥이 넓다는 소리를 듣는데 그 이유는

                   찾아오는 사람을 거부하지 않고 모두 만나왔기 때문입니다.
                     인맥 형성의 비결을 알려달라는 질문을 받을 때도 많지만 비

                   결이랄 게 전혀 없습니다. 인맥은 어디까지나 결과입니다. 인맥

                   을 만들겠다고 의식하다 보면 결국 사람을 폭넓게 사귈 수 없습
                   니다. 자기를 도와줄 장기판 위의 말처럼 인맥을 생각하는 사람

                   과는 누구도 사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내 생각대로 안 되는 것이 인간관계입니다. 만남도 헤어짐도
                   우연의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하며 근본적으로 상대방의 마음

                   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는 사람 붙잡지

                   않고 오는 사람이 막지 않는다는 자세로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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