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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어느 객사에 묵었을 때의 일입니다. 객사 주인이 막
만들어놓은 짚신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주인이 의심을 품고
“당신 제자가 한 짓이 아닙니까?”라고 추중하자 맹자는 “그럴지
도 모르고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다만 나는 배움의 의지만
있다면 어떤 사람이든 제자로 삼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이 문장
을 언급합니다.
내 곁을 떠나가는 사람은 결코 붙잡지 않고 나와 인연을 맺고
자 찾아오는 사람은 거절하지 않고 받아주는 것입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는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다운 발언입니다.
저는 맹자의 이 말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의 기본자세를
배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말에서 다른 사람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오만한 뉘앙스가 느껴진다고 하는데 제 생각
은 다릅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모든 인간관계의 결정권을 상대방의
마음에 맡겨두고 내 쪽에서 무리하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겸허
한 자세가 배어나는 듯합니다.
원래 생각대로 안 되는 것이 인간관계
일본생명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매우 독특하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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