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P. 6

치면 손바닥 뒤집듯 아무렇지 않게 배신하는 사람도 이 세상엔

             무수히 많습니다.
               인간은 그때그때 관계에 따라 좋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인간의 모습을 저는 접선사고 接線思考
             라고 부릅니다. 원에 그은 두 접선은 원의 위치를 조금만 바꿔도

             각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말 그대로 그와 비슷한 일이 인간관계

             에서 벌어집니다. 접선사고는 인간관계의 그런 면을 빗대어 만
             든 말입니다.

               눈앞의 상황이나 관계에 따라 인간은 백으로든 흑으로든 순식

             간에 바뀔 수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집단일 때 더욱 심해집니다.
             인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집단 사고에 점점 빨려 들어갑니

             다. 인간은 그만큼 요령부득인 존재라는 것이 저의 인간관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저뿐만이 아닌 듯합

             니다.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시인 중 한 사람인 소포클레스

             Sophocles는 《안티고네 Antigone》라는 작품 속에 이런 대사를 남겼습
             니다.

               “이 세상 만물의 경이로움을 보라. 하지만 만물 가운데 인간

             만큼 경이로운 존재가 또 있으랴!”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 왕의 딸, 안티고네의 비극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오이디푸스는 친아버지인 줄 모르고 아버지를

             죽이고 친어머니인 줄 모르고 어머니와 결혼합니다. 프로이트






             48                                           인생의 문장들
   1   2   3   4   5   6   7   8   9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