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P. 9

달리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처럼 말이다.
                     많은 이들이 이런 성장 둔화에 주목했다. 2017년 로버트 고든이 미

                    국 경제 성장의 역사에 대해 쓴 책의 제목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

                    는 ‘성장률의 상승으로 꽤 괜찮은 성적을 낸 미국 경제’라는 식이 아니

                    라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라는 제목을 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애틀랜틱>,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도

                    느린 경제 성장을 다룬 기사를 여러 차례 보도했다. 2016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젭 부시          Jeb Bush 는 GDP를 4퍼센트 성장시키겠

                    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4퍼센트는 미국에서 20년 동안 한 번도 달성
                    하지 못한 성장률이다. 미국 경제가 ‘구조적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느

                    냐 아니냐를 둘러싸고 지속적인 논쟁을 벌이고들 있지만, 경제 침체

                    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정부 지출과 부채
                    에 대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논쟁의 근간은 특정 정책이 GDP 성장

                    률을 증가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성장 둔화는 데이터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이 책에서 초점

                    을 맞추고 있는 1인당 GDP 성장률은 1950~2000년 연평균 2.25퍼
                    센트였지만 2000~2006년에는 1퍼센트에 그쳤다. 그렇다면 연간 성

                    장률 1.25퍼센트포인트의 차이는 무엇을 뜻할까? 20세기와 21세기의

                    성장률을 비교할 때 오늘날 1인당 GDP가 약 25퍼센트 낮다는 뜻이

                    다. 이는 경제 성장 속도가 상당히 느려졌다는 뜻인데, 사실 성장 둔
                    화는 2009년 경기 침체가 발생하기 훨씬 전에 시작됐다. 연방준비은

                    행 소속 경제학자 존 퍼널드의 주장에 따르면 성장 둔화는 거의 20년

                    전에 이미 시작됐으며,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1 우리가 선택한 성공의 결과                                          23
   4   5   6   7   8   9   10   11   12   13   14